[조선일보] 자유분방한 영혼 가진 그녀 내게 상상력 가져다준 천사
작성자 : 마로니에(마로니에) 작성일 : 2008-09-08 오후 1:10:51 조회수 : 12078
자유분방한 영혼 가진 그녀 내게 상상력 가져다준 천사"

달리의 연인 갈라

소피 들라생 지음|조재룡 옮김|마로니에북스|292쪽|1만2000원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곁에는 상상과 창조의 샘물을 길어오는 천사가 늘 있었다. 1929년 여름, 달리는 그 천사를 처음 만났다.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의 부인이었다. 본명이 엘레나 디미트리예브나 디아코노바였던 러시아 출신의 이 천사는 이미 파리의 예술가들 사이에서 '갈라'(1894~ 1982)로 불리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달리는 '어릴 때부터 꿈 속에서 그려왔던, 썰매를 타고 눈 속을 천진하게 달리는 러시아 소녀가 부활한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혔다.

갈라는 엘뤼아르에게 시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요정이었고, 최초의 독자였다. 그녀는 엘뤼아르와의 사이에 딸을 뒀지만, 어머니의 역할에 속박되기를 거부하는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였다.

그녀는 열살 연하의 젊은 화가 달리의 천재성을 일찍 파악했고, 달리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고 했다. 결국 그녀는 남편과 딸을 버리고 천재 화가를 선택했다. 하지만 엘뤼아르는 "만약 우리가 늙어가야만 한다면, 우리는 따로 늙어가지는 않을 것이오"라며 20여 년 동안 아내와의 재회를 갈망하다가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떴다. 엘뤼아르가 죽자 달리는 이렇게 썼다. "그렇게 순수하게 남아있기 위해, 아주 많은 혼란을 겪어야 했던 사람."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오른쪽)는 부인 갈라를 모델로 숱한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끝없는 사랑을 표현했다.


달리는 갈라를 모델로 한 숱한 작품들을 남겼다. 갈라는 그림 속에서 나신으로, 때로는 등을 돌린 채, 신화 속의 요정이나 현대적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늙은 갈라는 몇 년간 수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받았던 성형수술의 후유증으로 피부가 처참하게 감염된 상태에서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갈라가 죽은 뒤 달리는 "그녀를 향한 내 사랑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나를 사로잡았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7년 후 달리도 죽었다. "나는 죽음을 벗어나지만, 바로 죽음에 의해 내 존재는 떫고 투박한 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라면서.




기사 출처 :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9/05/200809050155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