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로 보는 현대미술
저자: 수지 호지
역자: 장주미
구분: 번역서
발행일: 2021년 01월 04일
정가: 22,000원
페이지: 336 p
ISBN: 978-89-6053-606-7
판형: 220×235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우리가 몰랐던 작품 속 결정적 디테일!

작품에 숨겨진 모든 의도를 낱낱이 살펴보다



우리는 미술 작품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아마 너무 유명해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너무 낯설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 이 책은 그 답을 작품 속 디테일에서 찾고 있다.

여기서는 19세기 후반부터 현대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75점을 가장 디테일하게 살펴본다. 회화가 주를 이루지만 그 외에 판화, 조각, 설치미술, 콜라주까지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새롭고 낯선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반 고흐, 고갱, 피카소, 클림트, 샤갈, 워홀, 허스트 등 너무 유명해서 모두가 알 만한 작품에서조차 사람들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부분들을 짚어준다.

저자는 작품에서 몇 개의 중요한 디테일을 크게 확대해 깊이 있게 논의한다. 상징이나 비유, 독특한 기법, 작가가 선택하고 사용한 재료, 영감의 원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예를 들어, 샤갈이 연인인 벨라와의 사랑을 그린 〈생일〉이라는 작품에는 테이블 위에 작은 지갑과 동그란 빵이 놓여 있다. 당시 벨라는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고, 샤갈은 가난했다. 여기서 지갑은 돈 때문에 벌어진 두 가족 간의 문제와 벨라를 향한 자신의 사랑 앞에 돈은 아무 상관없다는 샤갈의 생각을 암시한다. 또 둥근 모양의 빵은 자신이 미래의 아내를 부양하겠다는 상징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서는 익명의 네 사람이 한 식당에 앉아 있다. 호퍼는 플루이드 물감과 긴 붓놀림 그리고 매끈한 색조 대비를 사용해서 인물과 사물들 사이에 미묘한 공간 관계를 만들고 있다. 대칭적인 구도가 인물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이끈다. 그러나 구도는 고전적인 삼등분의 법칙을 따르고 있어 균형감을 창조한다.

이 외에도 세계를 뒤흔든 정치적·문화적 사건에서부터 인상주의, 입체주의, 미래주의, 팝아트 같은 획기적인 미술 운동, 그리고 과학적인 이론에 이르기까지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데 영향을 미친 모든 요인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과 세계관, 신념을 가진 예술가들의 혁신과 발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개념들에 대한 최고의 안내서이자, 가장 쉽고 친절한 미술 입문서이다. 작품 구석구석에 숨겨진 디테일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이 위대한 작품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내 방으로 찾아온 가장 친절한 도슨트

디테일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현대미술을 만나다


이 책은 약 120년에 걸친 변화와 성장 속에서 나타난 예술적 표현과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본문에서는 각 작품을 총 네 페이지에 걸쳐 살펴본다. 첫 번째 펼친 페이지에서는 대표 작품의 전체 모습과 함께 작가에 대한 간략한 배경을 설명하고, 작품의 역사상·맥락상의 틀을 짚어준다. 그다음 두 페이지에 걸쳐서는 작품에서 꼭 봐야 할 중요한 디테일들을 확대해서 번호를 붙여 살펴본다. 마치 나만의 개인 도슨트가 찾아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몰랐던 부분을 짚어주고, 비교하고, 작품에 영향과 영감을 준 요소들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전체일 때는 잘 보이지 않던 장면들이, 따로 떼어내어 디테일하게 들여다본 순간 새롭고 중요한 의미로 되살아난다.

이에 더해 75점의 메인 작품마다 연관된 또 다른 유명 작품들을 실어 한층 더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이는 미술 작품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으며, 어떤 다양한 요소들이 주 작품을 확장시켰는지 보여준다. 이렇게 독자들은 수백 점이 넘는 관련 작품들까지 한눈에 함께 살펴봄으로써 풍부한 미술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책 속에서

전통적인 유화 기법으로 투명한 물감을 얇게 칠하는 것과 달리 모네는 ‘타슈’(taches, 불어로 ‘얼룩’이라는 뜻)라고 불리는 짧고 평평한 획과 얼룩으로 물감을 두껍게 칠했다. 그는 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 페룰 브러시(ferrule paintbrush, 쇠테를 두른 붓-역자 주)를 사용했는데, 그즈음 발명된 납작하고 네모난 붓으로 인상주의 화가들이 선호했다. 그 이전에는 붓들이 주로 둥근 모양이어서 타슈의 효과를 내기가 어려웠다. 이 기법은 회화와 관련하여 인상주의 화가들이 발명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중의 하나였다.
_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22쪽


달리는 모든 감상자들이 자신의 작품과 직관적으로 연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믿었다. 여기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회중시계는 그가 부드러움과 단단함에 대해 탐구한 결과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환각 상태에서 부드럽고 단단한 느낌, 그리고 차갑고 뜨거운 느낌을 감지했다. 그는 흐늘흐늘한 시계가 독일 태생 이론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며, 태양 아래서 녹아내리는 카망베르 치즈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_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지속〉, 144쪽


칼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주 혼자 있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그린다.” 폭풍우가 몰아칠 듯한 하늘과 요동치는 구름은 그녀의 고통스러운 삶과 내적인 혼란을 상징한다.
_프리다 칼로, 〈두 명의 프리다〉, 153쪽


작품에 사용된 뱀상어는 삶과 죽음을 상징한다. 실제적인 죽음뿐만 아니라 다른 상황에서 이 포식자와 이토록 가까이 있었다면 감상자는 죽었을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4미터 길이의 조용하고 유령 같은 뱀상어와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이 결코 해보지 못할 것이다. 이 작품은 감상자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직면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_데미언 허스트,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292쪽


쿠사마는 1939년부터 작품에 점을 사용해 왔는데, 물방울무늬 기모노를 입은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면서부터였다. 그녀는 자신이 점을 사용하는 것을 ‘자기 소멸’이라고 묘사한다. 여기서는 거대한 점으로 뒤덮인 풍선을 사용해서 감상자들에게 자기와 경험을 공유하도록 초대한다. 점들 사이와 주변의 네거티브 공간은 점 자체만큼이나 필수적인 요소를 이룬다.
_쿠사마 야요이, 〈점에 대한 강박-무한 거울의 방〉, 306쪽





지은이 | 수지 호지(Susie Hodge)
영국왕립미술협회 특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술사학자이자 사학자다. 100여 편의 책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깊이 있는 통찰과 해박한 역사 지식을 토대로 독자들을 미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들을 펴냈다. 『위대한 예술』, 『이집트 미술』, 『세상의 모든 미술』, 『현대미술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왜 명화에는 벌거벗은 사람이 많을까?』 등을 썼다.


옮긴이 | 장주미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일기획과 시티은행에서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했고, 한국과 미국의 여러 갤러리에서 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반 고흐의 생애와 전작에 가까운 871점의 작품을 다룬 『빈센트 반 고흐』, 대가들의 위대한 드로잉 100점에서 배우는 『드로잉 마스터클래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