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장자 : 장자가 보여주는 자유와 행복의 진짜 조건
저자: 박홍순
역자:
구분: 국내서
발행일: 2020년 09월 11일
정가: 15,000원
페이지: 280 p
ISBN: 978-89-6053-588-6
판형: 148×210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불안이 깊어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장자의 목소리

현실 회피적인 기존 도가의 한계를 넘어선 장자의 진짜 모습을 만나다


오늘날 세계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현실의 삶은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세계는 점점 불확실과 불안이 깊어가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길을 잃고 자기 삶의 지표가 되어줄 무언가를 절실히 찾고 있다. 불투명한 미래, 불안정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그 어느 때보다 혼란한 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 장자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장자는 끔찍한 전쟁이 일상이었던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한 사상가이다. 백성의 삶은 파괴될 대로 파괴되었고, 군주는 정복전쟁을 일삼았으며 권모술수가 난무했다. 그 폭력의 시대에서 장자는 세상을 등지고 신선처럼 노닐며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는 대신, 잔인한 현실 속에 뛰어들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 애썼다. 정치 같은 공적 영역에서도 지식인의 역할을 치열히 고민하고 모색했다. 장자는 누구보다도 도를 좇되 ‘현실과의 결합’을 고민했다. 인간은 산속에 숨어 홀로 살지 않는 이상 세상의 현실과 변화에 맞물려 만물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도를 향한 이상을 포기하지 않되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 여기서 장자의 독자성과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장자는 한국사회에서 많은 오해를 받아왔다. 장자는 상징과 비유를 사용하고, 역설적인 논리가 섞여 있기 때문에 엉뚱하고 왜곡된 해석이 난무한다. 그중에서도 장자의 논리를 무위자연, 삶의 허무함으로 한정해 바라보는 편견이 대표적이다. 요즘에는 힐링과 자기계발이라는 단편적이고 고립된 이해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장자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를 밝히고, 단순히 나만 잘살고 보자는 협소한 의미를 넘어선 장자의 진정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또한 장자의 이론을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에게 닥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성찰을 제공하고자 했다. 장자의 도는 추상적인 형이상학이 아니다. 직장에서, 살아가면서 맺는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하다못해 의식주를 비롯한 평범한 일상생활에서도 반성적 사고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동서양 고전을 통틀어서 『장자』만큼 인간과 사회에 관한 상상력을 품고 있는 책은 없다. 장자의 메시지는 세상의 편견과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차원의 시야를 통해 자기 삶을 전면적으로 되돌아볼 기회를 준다. 지금 불안이 깊어가는 현대야말로 장자를 만나야 할 시간이다.


옛 그림과 함께 읽는 장자의 위대한 사상과 지혜

저자는 춘추전국시대를 수놓았던 유가·묵가·법가·도가·명가 등 제자백가 사상과 문헌을 비교 분석해, 장자의 독자적인 사상을 제대로 읽어낸다. 장자가 그들과 치열히 논쟁하며 어떻게 한계를 넘어서려 했는지, 어떻게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어나갔는지 보여준다. 특히 상징과 비유로 점철된 장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저자는 중국과 우리의 옛 그림을 실어 생각의 단초를 넓힌다. 동원, 구영, 마원, 이당, 초병정, 장로, 김홍도, 윤두서, 이정, 강희안, 김득신 등을 포함한 유명한 옛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장자의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예를 들어, 남종산수화의 시조로 불리는 동원의 〈용숙교민도〉에서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발상을 전환하여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자유로운 장자의 정신을 살펴본다. 명대의 화가 구영의 〈조두예용도〉를 통해서는 격식이나 예의, 당장의 작은 이해관계에 얽매어 있는 공자를 날카롭게 비판한 장자의 논리를 들여다본다. 또한 남송 화가 마원의 <한강독조도>라는 그림과 조선 화가 윤두서의 〈수하오수도〉를 통해 ‘무위자연’의 진정한 의미를 짚어보고, 당나라 화가 한황의 〈문원도〉에서는 쓸모와 쓸모없음의 경계에 대한 장자의 현실적 고민을 살펴본다. 김홍도의 〈수차도〉에서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투영해 자유와 행복에 대한 장자의 문제의식을 논하고, 조선 중기 화가 김명국의 〈은사도〉에서는 죽음에 의연할 수 있었던 장자의 태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삶을 위한 장자의 말!

돈벌이의 늪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해 비상하라


우리는 대부분 눈앞의 작은 이해 안에서 매일 살아간다. 특히 자신에게 이익을 주는가, 불이익을 주는가를 기준으로 세상을 본다. 심지어 돈·승진·신분상승에 도움이 된다면 건강도 돌보지 않고 치열히 경쟁하고, 인간성을 저버리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게으름은 악덕이며, 성공을 위해 노는 시간을 줄이고 성실히 일하는 것을 인간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여긴다. 아마 장자가 이러한 현대의 노동 윤리를 접했다면 경악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근로의 도덕은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지배자가 생산자에게 유포한 노예의 도덕에 불과하다. 장자는 국가가 강제하는 노예의 도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인간임을 선언하기 위해 ‘무위’, 어떤 면에서는 게으름이라 부르기도 하는 상징적 화두를 꺼낸다. 쓸모없는 큰 박은 배로 삼아 낚시를 하며 즐기고, 목재로서 부적합한 큰 나무는 그 그늘에서 낮잠을 자라는 장자의 지적은 당시 사회의 지배적 가치에 대한 도전이었다. 근면성과 효율성 여부가 인간과 사회를 판단하는 절대 기준이 된 현대사회에서 장자의 문제제기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현실은 돈벌이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자유는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장자가 말한 자유는 과연 무엇일까? 장자는 가장 첫머리에서 ‘붕(鵬)’이라는 새에 얽힌 이야기를 꺼낸다. 붕은 고정관념의 족쇄를 끊고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자유로운 정신을 상징한다. 장자는 진정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자 한다면, 저항에서 오는 고통을 감수하고 붕처럼 스스로 날아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장자에 따르면 자유는 주변의 조건과 통념의 굴레에서 과감히 벗어나는 데서 시작한다. 자유롭게 판단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장자는 편안함과 안정만을 선택하던 관성에서 벗어나, 불안과 위험을 적이 아닌 내적인 벗으로 여길 때 진정한 자유의 날갯짓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권력의 위협에 굴종하거나 지배세력의 논리에 순응하지 않고 개인으로서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한다.


책 속에서

세상에 무수히 깔린 잡새와 달리,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날갯짓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는 고독하다. 한 번의 날갯짓으로 단박에 도달할 수 없고, 비상을 위해 물 위를 달리고 다시 부단히 바람을 치며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는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통념을 깨는 새로운 발상은 곧 자유이자 고통일 수밖에 없다. (p.30)

장자는 노자와 열자에게서 나타나는, 감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연의 법칙에 의존하는 투박하고 소박한 기존 도가의 사고 지평을 넘어서고자 했다. 지극한 사람은 자기가 없고, 공이 없고, 이름이 없다는 장자의 말을 세상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어디 얽매이는 데 없이 안빈낙도, 유유자적의 분리되고 고립된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그릇된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이는 장자가 아니라 오히려 장자가 넘어서려 했던, 노자나 열자의 도가에 머무는 잘못을 범하는 오류다. (p.49)

장자에 의하면 쓸모만을 잣대로 사물과 사람의 가치를 재단하는 사고방식은 졸렬하고 옹졸하다. 박을 바가지로 사용할 수 없다고 버리거나, 집 짓는 재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나무라 해서 투덜거리는 것이야말로 협소한 사고방식이다. 혜자나 한비의 관점은 철저히 일방적이다. 언제 박이 바가지로 쓰이기 위해 이 세상에 생겨났겠는가? 또한 나무가 어디 대들보나 기둥으로서의 쓸모 때문에 생겨났겠는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어찌 다른 사람이나 집단, 혹은 국가를 위한 쓸모 때문이겠는가 말이다. (p.54)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 자기의 정신과 진정한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성인은 사람의 형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람의 감정이 없기 때문에 시비가 몸에 붙지 않는다.”(「덕충부」)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가고 서로를 배척하게 되는 것은 매사에 인위적인 분별 기준을 가지고 시비를 가리려는 버릇 때문에 생겨난다. 만약 좋고 싫음의 구별에서 자유롭다면 시비의 욕구를 덜어내고, 자신을 본래의 자기 그대로, 상대를 본래의 상대 그대로 바라보며 접근할 수 있다. (p.87)

쓸모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강제다. 장자는 일차적으로 쓸모라는 사회적 기준 자체를 문제 삼는다. 무용지용 이전에 무용에 대한 인정과 통찰이 필요하다. 사회적 시각에서 쓸모라고 생각할 아무런 여지가 없는 사물이나 사람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다른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지니는 존립의 목적을 인정하는 것이다. 존재를 존재 그대로 인정하기 위해서라도 쓸모라는 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쓸모와 연관해 지녀야 할 가장 본원적인 태도이자 첫 번째 단계다. (p.146)




지은이 | 박홍순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사람들을 미술과 인문학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앞만 보고 전력 질주하느라 성찰의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미술을 매개로 인문학을 벗으로 삼도록 하는 데 애착을 갖고 있다. 특히 인문학이 생생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화석으로 굳어진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상의 사건과 삶에 밀착시키는 방향으로 글을 써왔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수천 년 전의 고전인 이솝 우화를 21세기 현재로 불러와 새로운 발상과 접근으로 풀어낸 《거꾸로 보는 이솝 우화》, 서양 문명의 근간이 된 그리스 신화를 통해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를 전달하는 《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화》, 옛그림과 선현들의 글로 오늘의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도록 돕는 《옛그림 인문학》, 인문학적 시각으로 방대한 서양 미술사를 풀어내며 진정한 미술 감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지적 공감을 위한 서양 미술사》, 다양한 소재로 인문학적 관점을 기르는 《저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 《헌법의 발견》, 《일인분 인문학》 외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