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저자: 갤러리현대 , 이성자기념사업회
역자:
구분: 국내서
발행일: 2018년 09월 06일
정가: 60,000원
페이지: 406 p
ISBN: 978-89-6053-562-6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이성자: 그의 비전과 예술적 발전


지구 반대편을 오가며 대지의 생명과 우주의 그리움을 그리다 - 유홍준


열정적이고 실험적이며 예술적 의지가 강했던 화가 이성자는 한국과 프랑스에서는 많이 알려졌으나 그 외의 곳에서는 인지도가 낮고 파리에서 같은 시기에 활동을 했던 김환기, 이응로, 남관 등의 남성 동료 작가들에 비해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성자는 확신과 재능을 겸비한 예술가로 60여년 동안 창작활동에서 지속적인 예술적 변혁과 발전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그의 예술적 비전과 업적을 재검토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김성림 / 다트머스 대학교 미술사학과 부교수


이성자 화백의 60년대 추상

이성자 화백은 1950년대 강렬한 색면으로 구성된 표현주의적 양식에서 60년대로 접어들며 점들로 이루어진 추상화 양식으로 변화한다. 이성자 화백의 60년대 전후 화풍이자 대표적 양식인 추상 이미지는 수많은 단세포 생명체가 생명의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듯한 이미지에 원색에 가까운 색채가 입혀져 살아 숨 쉬는 맥박처럼 생동감을 주고 있다.

멀리서 보면 터질 듯한 강렬한 야성과 함께 방향성을 가진 두터운 막의 질서가 영원히 화폭 안에서 살아가도록 구속하고 있는 형상은 마치 생명이 배양되는 원시 바다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면 결국 그 거대한 생명체를 움직이는 것은 살아 있는 작은 세포임을 직감하게 된다. 잭슨 폴록이 드리핑 기법을 통해 우연 속에 창조된 우주와 생명을 보여주려 했다면 이성자 화백이 창조한 우주는 무심해 보이나 철저히 계산된 창조의 과정을 보여준다.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해 정성으로 길러내는 대지와 같은 태도는 화가이자 어머니였던 화가의 이미지와도 부합한다.
-김겸/ 김겸미술품보존연구소 대표, 건국대학교 회화보존학과 겸임교수


이성자, 음양의 원형 도시로 이중의 식민주의를 전복하다

이성자는 1968년 프랑스 남부 투레트 외딴 곳에 땅을 마련해 1992년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스튜디오를 완성했다. 두 동의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가 <도시>연작을 통해 완성한 각진 요철의 음(陰)의 반원과 양(陽)의 반원 모티프다. 그는 ‘양의 시간’인 낮에는 양의 스튜디오에서 캔버스 위에 물감을 올리는 회화 작업을 하고 ‘음의 시간’인 밤에는 음의 스튜디오에서 목판을 음각하는 판화 작업을 했다. 스튜디오의 이름은 <은하수>. 그가 화폭에서 구현해온 양가성과 혼종성의 제 3 공간이자 유토피아의 현실 버전인 셈이다.

미술가가 평단과 관람객의 호응을 받는 연작을 종결하고 새로운 연작을 시작하는 것은 커다란 모험이다. 그러나 이성자는 성공한 연작에 안주하지 않고 5~10년마다 새로운 테마와 화풍과 매체로 새로운 연작을 실험하며 모험을 거듭했다.이성자는 2007년 구술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예술가가 그 작품이 인기가 있다고 그래가지고 그것만 계속하면 고마 말살이야. (중략) 일부러 앞서가야 된다고. 그 자리 있으면 안 돼. 그 자리에 있음 내가 죽는 거지”.

이것은 동서고금 남녀불문 모든 예술가에게 해당할 이야기다. 서구 중심 미술계의 동아시아인으로서, 남성 중심 화단의 여성으로서 이중의 식민주의에 맞서야 했던 이성자에게는 더욱 절박한 문제였다. 그 이중의 식민주의를 극복하고 물리적, 사상적, 문화적 대척지들을 연결할 제 3 공간, 그의 정체성을 실현한 그만의 유토피아를 화폭 위에 구현하기 위해 이성자는 끝없이 전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지에서 도시로, 그리고 우주로...


언론 보도

파리화단 홀린 이성자… 1960년대 '추상미술'

고국에 두고 온 자식 생각하며 대지와 여성, 도시를 채색한 1957~1968년 수작 40점 소개


지난 6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 구관(현대화랑)에서 개막한 ‘이성자 화백 탄생 100주년-추상회화 1957~1968’전은 이 화백의 이런 1960년대 열정적인 삶과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자리다. 다음달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동양과 서양, 구상과 추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어머니가 지식을 길러내는 듯한 마음으로 대지와 여성, 도시를 채색한 유작 40여 점을 걸었다. 1957년부터 10여 년간 파리에서 느낀 자연의 생명력을 비롯해 고국의 산천, 자식 사랑, 향수, 영원성 등 수많은 의미와 해석을 담아낸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 한국경제 201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