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섬 나오시마
저자: 후쿠타케 소이치로 , 안도 타다오
역자: 박누리
구분: 번역서
발행일: 2013년 03월 15일
정가: 18,000원
페이지: 272 p
ISBN: 978-89-6053-265-6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자연과 역사, 그리고 현대미술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 예술의 재탄생




현대예술을 통한 지역 재건 사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예술의 섬 나오시마.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심각한 자연 훼손으로 거의 버려진 섬과 다름 없었던 이곳이 아름다운 풍광 속의 ‘현대예술의 낙원’으로 재탄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에 걸친 연구와 노력이 있었다. 이 책은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행에 옮겼던 건축가, 작가, 큐레이터들이 직접 나오시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진짜’ 나오시마 해설서이자,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충실히 담은 진솔한 기록이기도 하다. 총 14명의 필자들이 작업과정과 함께 관심 있게 봐야 할 점들을 소상히 밝히고 있어 나오시마의 진면모를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주목해보길 권한다. 부록에는 섬 지도와 함께, 섬에 접근하는 방법, 섬 내에서의 이동, 식사, 숙박 등 여행에 필요한 정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책 속으로 - 본문 중에서

많은 작가들이 현대사회의 문제나 과제, 모순을 하나의 작품에 압축해서 녹여 넣는다. 그런데 그런 작품을 똑같이 말썽 많고 복잡한 대도시에 전시한다 한들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까? 세토내해의 아름다움은 에도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를 거쳐 전 세계로부터 높은 찬사를 받아왔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세토내해에 현대미술의 요람을 만들자는 구상은 이렇게 구체화되어갔다. (11쪽)


현재 나오시마에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기쁜 일이지만 실은 현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 큰 기쁨이다. 이는 현대미술의 힘이며,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사후의 극락이나 천국이 아닌 현세의 낙원, 즉 ‘인생의 달인’들인 노인의 웃음이 넘치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난 20년이 넘게 연구개발해온 덕분에 가능했다. (14쪽)


노인은 인생살이의 달인이다. 그런 그들에게 약간의 돈이나 물건 같은 것은 기쁨이 될 수 없다. 우리의 미래인 노인의 얼굴에서 웃음을 되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주민의 대부분이 노인인 세토내해의 섬들에서 현대미술을 도구 삼아 ‘노인이 웃는 얼굴로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기업활동의 목적은 ‘문화’이며, ‘경제는 문화에 종속’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수단이 목적화되고 있다. 부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은 기업 활동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부의 배분 방법이 문제이며,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일부를 사용해 기업 스스로가 좋은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에 공헌하는 것은 어떨까. 인간과 기업의 모든 활동은 좋은 커뮤니티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19-20쪽)


나오시마에는 일반적인 관광지에 있을 법한 그런 요소가 거의 없다. 유적도 없고 온천도 없고 두드러진 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극히 일상에 가까운 풍경이 신선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나오시마의 마을과 경치는 그 어디에라도 있을 것 같지만 실은 이미 사라져버린 광경이다. 과거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주변에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 게다가 그곳은 도쿄라는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아무 때나 마음대로 갈 수 없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잘 짜여 있다. 아티스트들은 나오시마에서 매우 순수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환경과 함께 생각하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시도를 할 수 있게끔 한 나오시마와 같은 장소는 세계적으로도 예가 없다. 예술은 빵을 만들어낼 수 없고, 무기를 만들어낼 수도 없다. 그렇지만 예술 작품을 본 후에 자신이나 세상이 무언가 조금 변화한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나의 장소를 열고 미술관을 만들어보고, 그 가능성을 재차 느꼈다. (92-93쪽)


나는 근 십몇 년 동안 나오시마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미술과 섬사람들 사이에 접점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브루스 나우먼과 섬사람들, 그 사이에 회로를 놓아 둘을 통하게 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나오시마에서는 꾸준히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이것을 해냈다. (165쪽)























[저자 소개]
후쿠타케 소이치로
주식회사 베네세홀딩스 이사장, 나오시마 미술관재단 이사장,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종합 프로듀서. 1945년 오카야마 현 출생. 와세다대학 이공학부 졸업. 1988년 나오시마 문화촌 구상을 발표했다. 1995년 “잘 살다”라는 의미의 ‘베네세코포레이션’으로 회사명을 바꿨다(변경 전 후쿠다케서점, 현재는 베네세홀딩스). ‘경제는 문화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문화사업에 임하고 있다. 오카야마현문화상(2003년), 예술선장문부과학신상(2008년), 일본건축학회문화상(2010년) 등을 수상했다.


안도 타다오
건축가. 1941년 오사카 출생. 세계 각국을 여행한 후, 독학으로 건축을 배워 1969년 안도 타다오 건축연구소를 설립했다. 예일대, 콜럼비아대, 하버드대 객원교수였으며, 1997년부터는 도쿄대 교수로, 2003년부터는 명예교수로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스미요시의 연립주택, 세비야만국박람회일본정부관, 빛의 교회, 오사카부립 치카츠 아스카 박물관, 아와지 유메부타이, 효고 현립미술관,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등 다수가 있다. 1979년 스미요시의 연립주택으로 일본건축학회상 수상, 2002년에는 미국건축가협회(AIA) 금메달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 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문화훈장을 받았다. 저서로는 『건축을 말한다(建築を語る)』, 『연전연패(連戦連敗)』, 『건축가 안도 타다오(建築家 安藤忠雄)』, 『르코르뷔지에의 용기 있는 주택(ル•コルビュジエの勇気ある住宅)』 등이 있다.




[감수자 소개]
정준모
중앙대학교 예술대학과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공부를 한 후 토탈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기 시작해 제1회 광주비엔날레 창립멤버로 전시부장, 전문위원, 대변인으로 일했다. 그 후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연구실장과 덕수궁미술관장으로 10여 년간 근무하면서 기무사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건립하는 일을 비롯해서 국립창동스튜디오, 덕수궁미술관 확보, 국립청주현대미술관 건립 등 미술계 크고 작은 일들을 도맡았다.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2011년 청주국제비엔날레 총감독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술문화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과 2012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 전시감독으로 일하며 문화정책과 미술비평, 큐레이팅에 매진하고 있다.



[역자 소개]
박누리
미국 BROWN UNIV.에서 미술사와 동아시아학, 공공정책학을 공부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 『세계 명화 속 숨은 그림 읽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저서로는 『꿈을 꾸다가 베아트리체를 만나다』가 있다.